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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가 반복해서 보는 영상, 감정 회피인지 감정 표현인지 구분하는 방법

알리미 news 2025. 7. 1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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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똑같은 영상만 봐요.

왜 자꾸 반복해서 보는 걸까요?”

많은 부모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장면이 있다.
아이에게 유튜브 키즈를 보여주면,
새로운 영상을 찾기보다
이미 본 영상, 그것도 같은 장면만 반복해서 보려 한다는 것이다.

 

“어제도 그거 봤잖아. 또 봐?”
“이 장면만 몇 번째야, 다른 거 보자.”

부모는 자연스럽게 걱정을 하게 된다.
혹시 중독은 아닐까?
아니면 강박처럼 집착하는 걸까?

그런데 중요한 건,
이 반복이 반드시 부정적인 건 아니라는 점이다.


유아기 영상 반복 시청은 ‘감정 회피’일 수도 있고,
‘감정 표현의 시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매우 비슷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유아가 반복해서 보는 영상, 감정 회피인지 감정 표현인지 구분하는 방법

 

유아가 반복 시청에 집착하는 이유는 ‘감정 미완결 상태’ 때문일 수 있다

 

아이들은 복잡한 감정을
언어로 설명하거나,
논리적으로 정리하지 못한다.
그 감정이 불편하든, 낯설든, 기분 좋든 간에
그 느낌을 ‘뇌 안에서 끝내지 못했을 때’,
반복해서 확인하려는 행동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슬픈 장면을 계속 보려는 아이가 있다면
그 장면이 슬퍼서가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다시 보는 것일 수 있다.

또는 어떤 아이는
같은 장난감 광고를 반복해서 본다.
부모는 단순한 욕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원하는 걸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영상 반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반복 시청은
감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은
회피이거나, 표현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감정 회피인지, 표현인지 구분하는 핵심은 ‘시청 후 반응’에 있다

 

유사한 행동이라도
행동 이후의 반응을 보면
그 의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다음 기준을 활용하면
반복 시청의 본질을 구분할 수 있게된다.

감정 표현에 가까운 경우

아이가 시청 후 그 장면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비슷한 놀이를 하거나, 상황을 재현한다.

웃거나 울면서도 감정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이 경우, 아이는
그 장면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이건 매우 건강한 반복이다.
감정을 꺼내는 능력을 스스로 연습하는 단계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감정 회피에 가까운 경우

영상이 끝나자마자 바로 “다시 틀어줘”라고 말한다.

시청 후 질문에 반응하지 않거나,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영상을 보는 동안 몰입하지만, 끝나면 감정이 사라진 듯 하다.

 

이 경우 아이는
그 장면을 ‘감정 대신 덮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감정을 꺼내는 게 아니라,
감정을 무시하고 덮어두려는 회피형 반응일 수 도 있다.

 

반복 시청이 감정 회피로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 대응법

 

반복 시청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을 감정 표현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 또 봐?” 대신 “이 장면에서 뭐가 좋았어?”라고 묻는다

아이의 답이 “그냥 재밌어”라고 답하더라도 괜찮다.
그 말은 이미 ‘좋다’는 감정 표현이다.
중요한 건 아이가 감정과 장면을 연결하도록 돕는 것이다.

시청 후 그 장면을 그림, 말, 역할놀이로 확장해본다

“이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볼까?”
“이 상황에서 네가 친구라면 뭐라고 했을까?”
이런 활동은 아이가 뇌 안에서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바깥으로 끌어내는 안전한 경로가 된다.

무조건적인 반복 요청은 ‘감정 신호’로 해석한다

같은 영상을 계속 보겠다고 울 때,
그걸 단순한 고집이나 중독의 반응으로 보기보다는
“아이가 이 감정에 대해 무언가를 정리하지 못했구나”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순이다.

그 순간에 “지금은 잠깐 멈추고, 어떤 기분인지 알려줄래?”라고 감정을 해석하는

언어를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반복 시청은 아이가 감정을 정리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말보다 반복 행동을 통해
감정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아기에는
‘무엇을 느끼는가’를 설명하는 대신
‘그 감정을 다시 불러오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려고 한다.

 

부모는 그 반복을
‘문제 행동’으로만 보지 않아야 한다.
그 안에는 표현되지 않은 감정,
혹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반복은 곧 기회다.
그 장면을 함께 보면서
“기분이 어땠는지”, “무엇이 좋았는지”를 묻는 순간
아이의 감정은 영상 안에서
비로소 현실로 나올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