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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좋아요’ 수에 집착하는 아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알리미 news 2025. 7. 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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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숫자’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엄마, 내 영상 몇 명 봤어?”,
“좋아요는 몇 개야?”,
“얘는 구독자 100명이래. 나보다 잘해.”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면, 우리는 어쩌면 잠시 멈칫하게 된다.
이게 단순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벌써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일까?

디지털 시대의 유아는 단지 콘텐츠 소비자가 아니다.
짧은 영상 클립을 찍고, 사진을 찍고, 부모의 계정에 본인의 콘텐츠가 올라가는 경험을 하며 자란다.
이 과정에서 ‘좋아요’는 단순한 버튼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아이의 자존감과 디지털 자아 형성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시작된다.

 

 

유아기 ‘좋아요 집착’은 자존감의 초기 징후다

 

어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나 ‘조회 수’가 기분을 좌우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아직 ‘자기 자신’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 유아에게 이 숫자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민감한 의미를 지닌다.

유아는 이 시기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경험을 통해 알아간다.
그런데 그 경험이 “사람들이 많이 봐줘야 나는 잘한 거야”,
“내가 만든 걸 친구들이 칭찬해야 내가 괜찮은 거야”라는 구조로 굳어질 경우,
아이의 자존감은 내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 반응에 의해 좌우되는 습관으로 형성될 수 있다.

이런 아이는 ‘좋아요’ 숫자가 많으면 행복하고,
적으면 위축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사고 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에서 형성되는 ‘외부 기준 자존감’

 

문제는 좋아요를 누군가가 많이 눌러주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단순화된 인식이 너무 일찍 자리잡는다는 점이다.
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아이를 비교의 프레임 안에 가두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친구보다 영상을 더 자주 올리고, 더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고 칭찬받는 경우,
그 아이는 “이걸 더 많이 하면 나를 더 좋아하겠지?”라는 조건부 자존감을 형성한다.
이건 문제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고는 아이가 실수하거나 조용히 있을 때,
“이건 가치가 없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의 감정과 성장은 일정하지 않다.
어떤 날은 자신감 넘치고, 어떤 날은 혼자 있고 싶다.
그런데 좋아요 수에 익숙한 아이는 조용함이나 실수를 견디지 못하게 되고,
늘 ‘성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성과 기반 자아정체성을 갖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디지털 반응’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아이가 좋아요 수나 반응에 대해 말할 때, 가장 피해야 할 반응은 “그런 거 신경 쓰지 마”다.
이 말은 아이에게는 “네 감정은 중요하지 않아”라는 부정적 메시지로 들릴 수 있다.
부모는 그 말 뒤에 숨겨진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왜 나는 좋아요가 적어?”라고 물었을 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
“좋아요가 많으면 기분이 좋아?”, “그게 네가 잘했다고 느끼는 기준이야?”라고
감정 중심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 아이는 “나는 누군가가 내 걸 좋아해줬으면 좋겠어”라는 소속감과 인정 욕구를 표현할 수 있게 되고,
부모는 그것을 기반으로 외적 기준 대신 내적 기준을 세워주는 교육적 개입을 할 수 있다.

 

아이의 내면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방법

 

첫째,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자.
아이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들었을 때 “좋아요가 많아서 멋지다”는 말보다
“너는 이걸 얼마나 정성껏 만들었는지가 느껴져”라고 말해보자.
이 한마디는 ‘외부 평가’보다 ‘내가 잘했다’는 감정을 심어주는 자존감 훈련이 된다.

 

둘째, 비교 언어를 줄이자.
“너는 누구보다 잘했어” 같은 말은 비교 대상이 사라지면 가치도 사라진다.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표현했구나”라는 말은 고유한 자아의 감각을 강화한다.

 

셋째,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그것을 함께 감상하며 질문하는 시간을 갖자.
“어떤 부분이 제일 좋았어?”, “이건 어떤 마음으로 만든 거야?”
이런 질문은 아이가 타인의 반응보다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넷째, 디지털 활동 외에도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열어주자.
글쓰기, 그림 그리기, 역할극, 대화, 감정카드 만들기 등
비디지털적 자아 표현 도구가 많을수록, 아이는 좋아요가 없어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좋아요는 감정을 보여주는 신호이지, 아이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요 수에 집착할 때, 우리는 그것을 단지 ‘요즘 아이들의 특징’으로 넘기면 안 된다.
그건 어쩌면 아이가 부모나 친구에게 보내는 “나를 좀 더 봐줘, 나 괜찮은 사람이지?”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그 숫자 뒤에는 아이의 감정, 기대, 자기 확신에 대한 고민이 숨어 있다.

우리는 아이에게 숫자가 아닌 자기 감정, 노력, 표현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심어줘야 한다.
그 시작은 아주 간단한 한마디일 수 있다.

“나는 네가 만든 이걸 좋아해.
왜냐하면 너의 생각이 담겨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