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튜버를 꿈꾸는 시대, 부모는 당황스럽다
“엄마, 나도 유튜브 하고 싶어!”
“친구들도 영상 찍어서 올린대!”
“내가 유튜버 되면 부자 될 수 있어?”
이제 유치원생조차 ‘유튜버’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말한다.
이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아이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실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도 이미 영상 콘텐츠에 깊이 노출되어 있고,
그 속의 유튜버들이 재미있고, 멋있고, 존경받는 존재로 인식되면서,
아이들 스스로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 말을 들으면
걱정부터 앞선다. “너무 허황된 꿈 아닌가?”, “공부는 안 하고 영상 찍겠다는 거야?”,
혹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하는 당황스러움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걱정하거나 막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다.
아이가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유아기 아이는 아직 직업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말은,
실제로 구독자 수를 늘리고, 수익을 얻고, 채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다.
그보다는 아래와 같은 심리적 욕구가 담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인정받고 싶어.”
“사람들이 나를 봐주는 게 좋아.”
“내가 잘하는 걸 누가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
“영상 속 사람이 멋있어 보여.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
즉,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말은
‘사회적 인정’, ‘표현 욕구’, ‘자기 효능감’에 대한 기대감이 들어있는 감정 표현인 셈이다.
이 욕구 자체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모가 아이의 말 속 의미를 오해하거나,
“그건 공부 못하는 애들이나 하는 거야”라고 폄하할 경우,
아이의 표현 욕구, 자아 확신, 사회성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튜버 하고 싶어”에 대처하는 부모의 올바른 대화법
1. 즉시 부정하거나 무시하지 말기
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건 안 돼!”라며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대응은 아이에게 “네 꿈은 가치 없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대신, 먼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고 공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유튜버가 제일 멋있었어?”
“어떤 점이 재미있어 보여서 해보고 싶어졌어?”
이런 대화는 아이가 단순히 콘텐츠에 끌린 것인지,
자기 표현에 대한 열망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유튜버의 ‘현실적인 측면’도 함께 보여주기
아이에게 유튜브 콘텐츠 제작은 단지 웃고 떠드는 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상 제작에는 기획, 편집, 책임감, 지속성,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부모가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 “유튜버는 영상 올리는 게 다가 아니야.
보고 있는 사람에게 책임도 져야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면 안 돼.”
이런 대화는 아이가 장래희망을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시켜주기
“유튜버 놀이”를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아이라면,
영상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드러내는 다양한 방법을 열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 앞에서 발표하기
이야기 만들어서 그림으로 표현하기
감정 일기 쓰기
역할극 해보기
이런 활동은 영상 콘텐츠 제작이라는 수단 없이도
‘나를 보여주는 재미’와 ‘표현의 만족감’을 경험하게 하며,
유튜버를 꿈꾸는 동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
4. SNS의 구조와 위험 요소도 아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기
영상이 올라가면 불특정 다수가 본다는 사실,
부정적 댓글, 초상권, 개인정보 노출 위험 등은
아이도 충분히 알아야 하는 중요한 디지털 상식이다.
예:“이걸 영상으로 올리면 누군가가 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좋게 보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너는 어떤 기분일까?”
이런 대화는 아이에게 ‘표현의 책임’과 ‘디지털 안전 의식’을 동시에 심어주는 기회가 된다.
아이가 유튜버를 꿈꾸는 시대, 바뀌어야 할 건 부모의 시선
아이의 꿈은 자주 변한다.
오늘은 유튜버, 내일은 소방관, 그다음엔 마술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꿈의 대상이 아니라,
그 꿈을 말할 때 부모가 어떤 태도로 반응했느냐다.
아이에게 꿈을 물어보았을 때
부정하거나 단정짓기보다,
그 속에 담긴 감정, 욕구, 관심사를 함께 탐색해주는 것이
정서적 신뢰와 자아 성장의 출발점이 된다.
우리는 아이가 유튜버를 꿈꾼다고 해서
미디어에 중독되거나, 현실을 외면한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
오히려 아이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익숙한 표현 방식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있는 것이다.
그 가능성을 존중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확장시켜주는 것이
디지털 시대 부모의 진짜 역할이다.
'info - ca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아를 위한 미디어 콘텐츠 선택 기준 정리 (0) | 2025.07.04 |
---|---|
유튜브 중독 아이, 미디어 교육으로 바뀔 수 있을까? (1) | 2025.07.04 |
유아기 SNS 흉내 행동, 심리 발달에 끼치는 영향 (1) | 2025.07.03 |
소셜미디어 ‘좋아요’ 수에 집착하는 아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 | 2025.07.02 |
친구가 되는 미디어 영상 vs 경쟁하는 미디어 영상, 아이에게 미치는 차이 (0) | 202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