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영상 켜줘!라고 소리 지르는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요즘 아이들은 TV 리모컨 조작법도 금방 익히고,
유튜브 아이콘도 빠르게 알아보는거 같다.
어른보다 먼저 검색 버튼을 누르기도 하고,
좋아하는 콘텐츠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요청은 대개 이렇게 시작된다.
“영상 켜줘!”
“이거 틀어!”
“지금 보여줘!!”
부모 입장에서 당황스럽다.
말이 는다더니 왜 요청은 이렇게 거칠까?
혹시 미디어에 중독된 건 아닐까?
아니면 버릇 없는 건가?
하지만 이건 단순한 언어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행동에는
감정 통제력 부족, 언어 사용 미숙, 미디어 자극에 대한 즉각성 기대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훈육이 아니라 미디어 사용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
미디어 사용은 언어 발달과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유아 교육의 많은 연구자료에서는
유아기 미디어 노출량이 많을수록
일상 언어 표현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
특히 아이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언어보다 미디어에 더 익숙해진 상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어가 짧고 요구 위주로 구성된다 (“줘”, “해”, “이거”)
말보다 손짓, 고함, 눈짓으로 먼저 요청하고,
상황 설명 없이 감정만 전달한다. (“왜 안 틀어줘!”, “이거 보여달라니까!”)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거나,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말로 설명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결국 “영상 켜줘” 같은 짧고 즉각적인 요구어만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말로 요구하는 훈련은 영상 사용 자체를 바꾸는 교육으로 연결된다
'말로 해' 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미디어를 보기 위한 언어적 준비,
감정의 정리,
기다림의 구조를 경험하는 훈련이다.
감정 ,이유, 요청 순서대로 말하기 훈련
아이가 일상생활 중에
“지금 좀 지루해. 그래서 잠깐 쉬고 싶어. 뽀로로 한 편 보고 싶어.”
이렇게 감정, 이유, 요청을 세 단계로 표현할 수 있게 보여주고 유도해 보자.
부모가 먼저 이런 식으로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단순 “영상 켜줘”는 1단계만 있는 요구이기 때문에 반복될수록 감정 중심 요청으로 고착된다.
영상은 말로 설명하면 볼 수 있는 것으로 규칙 만들기
“영상 보고 싶으면 뭐부터 해야 하지?”
“말로 잘 이야기하면 틀어줄게.”의 콘텐츠 시청의 전제 조건으로
말하기, 듣기 조율이라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고정시켜 보는 것이다.
구체적 콘텐츠 명칭 말하게 유도하기
아이에게 “어떤 거 보고 싶어?”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뭘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처럼 감정 설명을 먼저 유도한 뒤
“그럼 어떤 영상이면 기분이 좋아질까?”로 질문의 폭을 좁혀주는 것이다.
이건 단순 요청이 아니라, 감정과 콘텐츠의 연결 훈련이다.
실천 전략 : 영상 켜줘를 말로 바꾸는 일상 속 적용법 3가지
영상 버튼을 부모가 쥐되, 결정권은 말하기에 둔다
리모컨, 아이패드, 유튜브 앱을 아이 손에 맡기기보다
콘텐츠 시작 시점만큼은 부모가 설정한다.
하지만 “너의 말이 좋아서 틀어주는 거야”라는 구조로
결정권의 핵심 요건을 말하기 능력으로 연결한다.
아이의 감정에 연결된 ‘콘텐츠 대화’를 만든다
“오늘 기분이 좀 심심했구나. 어떤 영상이 도와줄까?”
“놀다가 지쳤을 때 보는 영상은 어떤 거였지?”
이렇게 말하면,
아이의 감정, 콘텐츠 연결, 설명 시도로
자연스럽게 흐름이 만들어진다.
콘텐츠를 설명한 아이에게만 ‘콘텐츠 리워드’를 주는 구조 만들기
콘텐츠 자체가 보상이 아니라
말로 요청하고, 감정을 말할 수 있었던 과정 자체가
보상 대상이 되도록 구조화한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잘 설명해서 기분 알려줘서 고마워. 그래서 이번엔 보고 싶은 거 보게 해줄게.”
이 한 마디가
콘텐츠 사용의 교육적 전환점을 만든다.
말로 하는 미디어는 단순 훈육이 아니라 언어교육이다
아이가 “영상 켜줘”라고만 말한다면
그건 단지 말투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감정을 다듬고 말로 표현하는 기초 언어 시스템이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는 신호다.
그리고 이건
“소리 지르지 마”,
“그렇게 말하면 안 틀어줘”
같은 훈육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콘텐츠 사용 이전에
“말하는 힘이 있어야 볼 수 있다”는 구조를 심어줘야 한다.
이건 규칙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바꾸는 훈련이다.
말로 영상 콘텐츠를 요청할 수 있다는 건,
아이에게 콘텐츠가 도구가 아닌 대화 대상이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아이의 언어는 단순 명령에서
자기 감정, 욕구, 상황을 설명하는
더 깊은 표현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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