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거짓말을 했는데,우리 아이는 그걸 멋지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은 요즘 영상 콘텐츠 속 장면을 볼 때마다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정말 이 장면, 괜찮은 걸까?”
특히 캐릭터가 뭔가를 숨기거나
장난처럼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반복될 때는
우리 아이도 그 행동을 자연스럽게 흉내 내기도 한다.
“엄마 나 밥 다 먹었어!”라며 빈 그릇을 보여주는데
실제로는 절반이 남아 있을때가 있었다.
"응? 아닌데?" 물어보면 "그냥 장난이야!"라며 깔깔 웃는다.
처음엔 귀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면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혹시 이게 진짜 거짓말로 발전하는 건 아닐까?"
"이걸 그냥 넘어가도 괜찮을까?"
사실 이건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유아기 거짓말 표현은 ‘행동’이 아니라 ‘인지 발달’과 연결된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유아는 거짓말을 문제 해결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어른은 거짓말을 도덕, 윤리의 문제로 접근하는 편이다.
하지만 유아들은 다르다.
아이에게 거짓말은
위기를 피하는 도구,
원하는 걸 얻는 전략,
상황을 조작하는 놀이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아이가 ‘거짓’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상황을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의 일부인 것인다.
영상 속 캐릭터들이 장난감이 망가졌는데 친구에게 안 망가졌다고 말하거나,
혼나지 않으려고 사실을 숨긴다거나,
깜짝 선물을 위해 일부러 모른 척하는 이런 장면들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사실이 아니어도 말은 할 수 있다'는 언어적 유연성을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이 유연성은 언뜻 보면 창의력처럼 보이지만,
현실과 허구의 구분 기준이 흐릿해질 위험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영상 속 거짓말은 유아의 현실 판단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아기의 거짓말은 ‘고의성’보다 ‘경험 기반’에 더 가깝다.
즉, 아이는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판단하기보다
'영상에서 캐릭터가 그렇게 하니까'라는 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건 단순한 모방 행동이 아니다.
유아의 행동 흐름으로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모습들은 아이의 인식 체계에 영향을 준다.
캐릭터가 거짓말을 한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그 장면이 반복되며 긍정적인 감정으로 각인된다.
아이도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이 말해본다.
부모 반응에 따라 행동이 굳어진다.
이렇게 아이는
‘말을 바꿔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구조를 내면화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경험이 반복되면
현실 상황에서도 거짓 정보로 대응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이다.
즉, 아이는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하게 설명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그냥 아닌 척하기', '모른 척하기', '다른 말하기'와
같은 방식으로 상황을 넘기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거짓말 장면을 본 후, 부모가 할 수 있는 현실 정리 방법
부모는 거짓말을 무조건 막으려 하기보다
그 장면을 현실에서 다시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장면을 함께 본 직후, 감정 질문 던지기
“얘가 지금 왜 거짓말을 했을까?”
“그런 말을 해서 기분이 어땠을까?”
“만약 사실대로 말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질문은 단순한 옳고 그름 판단이 아니라,
상황과 감정 사이의 연결고리를 인식하게 해준다.
같은 상황을 ‘진짜라면 어떻게 했을까?’로 전환시키기
“너라면 저 상황에서 뭐라고 말했을까?”
“친구가 네게 그렇게 말했으면 기분이 어땠을까?”
이건 단순 지시가 아닌, 공감 기반의 현실 전환 훈련이다.
아이가 실제로 거짓 표현을 했을 때,
‘혼내기’보다 ‘다시 말하게 하기’로 대응하기
“밥 다 먹었어!”, “어떤 반찬을 많이 먹었고, 어떤 건 아직 남았지?”
이런 식으로 아이가 상황을 다시 묘사하게 하면,
사실을 말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녹아든다.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아이의 인성이 나쁜 건 아니다
아이의 거짓말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인지 발달의 일부로 나타나는 표현 방식이다.
그리고 그 표현은 영상 속 반복 장면,
감정 결과, 부모의 반응에 따라 얼마든지 굳어질 수도,
바르게 정리될 수도 있다.
부모는 거짓 표현을
“하지 마”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건 어떤 감정이었어?”
“이 말을 했을 땐 무슨 생각이었어?”
같은 방식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영상 속 캐릭터가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
그걸 아이가 어떻게 해석하고, 실제에서 어떻게 다시 설명하느냐가
진짜 교육의 포인트다.
아이에게 정직을 가르치는 건
사실만 말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다.
사실과 감정을 연결할 수 있도록
천천히, 다시 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게 부모가 아이의 인식을 바로잡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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