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주는 항상 예뻐야 돼요?” 아이의 질문에 당황한 적 있나요?
어느 날 아이가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왜 여자 친구는 항상 드레스를 입어요?”라고 물은 적이 있었어요.
부모로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아이들이 보는 유튜브 키즈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은
그저 재미로 만든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며칠 후,
아이의 놀이 속에서 여아는 예쁜 옷만 입고,
남아는 무조건 도와주는 역할을 반복하는 걸 보았을 때
비로소 이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반복된 콘텐츠 속 성역할 고정관념이 아이 행동에 침투한 결과라는 걸 알게 된다.
미디어는 아이의 ‘성별 인식’을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
아이들은 3세 전후부터 성별에 대한 인식을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남자와 여자라는 구분을 말이나 외모처럼 ‘눈에 보이는 것’으로 인지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 좋겠지만,
미디어가 제시하는 방식대로 각인되면 ‘정해진 성역할’로 굳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많은 유아용 콘텐츠에서는
남자 캐릭터는 항상 용감하고,
여자 캐릭터는 예쁘고 도와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며,
감정 표현조차도 다르게 그려지죠.
남자는 화를 내도 멋지고 강한 모습이고,
여자는 우는 모습이나 수줍어하는 장면이 반복돼요.
이런 설정은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여자는 약하고 보호받아야 해’
‘남자는 울면 안 되고 용감해야 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주게된다.
부모가 놓치기 쉬운 성역할 고정관념의 실제 사례
많은 부모는 미디어 속 설정을
“옛날 이야기니까”, “그냥 설정일 뿐이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이의 인식은 그보다 훨씬 민감하고,
그 설정을 현실처럼 받아들여요.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남자가 설거지하면 안 되지!”라고 말해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아빠는 항상 TV에서 일하잖아. 집안일은 여자 몫이야”라고 대부분 대답하죠.
또 어떤 아이는
여자 캐릭터가 씩씩하게 싸우는 영상을 보고 나서
“여자가 왜 저래요? 이상해요.”라고 말해요.
그건 아이가 익숙한 미디어 속 ‘여성상’에만 노출되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유아기는
콘텐츠의 ‘자세한 설정’을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고
직접 경험처럼 내면화하는 시기라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3가지 실천적 대화법
아이가 특정 성별 역할을 반복할 때
부모는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부드럽게 질문해줘야 해요.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사고 방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함께 탐색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죠.
예를 들어
아이가 “공주는 항상 누가 구해줘야 해?”라고 말하면
“그런 공주도 있지만, 직접 모험 떠나는 공주도 있지 않아?”라고
다른 시각을 제시해주는 거예요.
영상 시청 후, 성별에 따른 역할을 말해보게 하세요
“이 영상에서 남자 캐릭터는 뭐 했지?”
“여자 캐릭터는 무슨 역할이었어?”라고
역할을 구분하는 연습을 시켜보는 것도 좋아요.
그걸 통해 아이 스스로
“왜 이건 항상 이렇게만 나오지?”라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요.
대화의 목적은 ‘비판’이 아니라 ‘다른 생각’
성역할 고정관념을 깬다고 해서
기존 영상을 전부 부정하거나 비난할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오히려 다양한 시각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더 중요해요.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많아”
“남자도 감정 표현을 멋지게 할 수 있어”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사고는 훨씬 더 유연하게 확장돼요.
대체 어떤 콘텐츠가 ‘괜찮은 성역할 모델’일까?
완벽한 콘텐츠는 없어요.
하지만 성별을 기준으로 역할을 정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영상은 분명히 존재해요.
예를 들어,
남자 캐릭터가 요리하거나
여자 캐릭터가 발명가로 등장하거나
모두가 팀워크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 반복된다면
그건 긍정적인 콘텐츠예요.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이 영상은 누구 역할이 더 강한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캐릭터들이 각자 어떻게 다르게 활약했는가?”를 아이와 함께 말해보는 거예요.
그걸 통해 아이는
역할은 성별이 아니라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워나가요.
아이가 보는 콘텐츠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된다
아이에게 성역할을 가르치는 것은
책 한 권으로, 훈육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매일매일 노출되는 영상 속 캐릭터가
아이의 생각, 언어, 놀이까지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인성이 자라나는 유아기에는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어떻게 가르치는가’보다 더 중요할 수 있어요.
부모는 매일 아이와 함께 보는 영상이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건 아닌지
잠시 멈춰서 들여다봐야 해요.
그리고 아주 작은 질문 하나라도
“왜 저 여자 캐릭터는 항상 웃고 있을까?”
“남자가 도와줘야 해결되는 구조가 꼭 필요할까?”
그걸 아이와 함께 던져보는 것.
그게 바로 미디어 속 성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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